한 나라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원내 제1당 대표의 간곡한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 지금까지 아무런 답이 없다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지 말했다. 이에 국민의 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은 역대 최악의 산불로 수만 명의 이재민이 길에 나앉은 상태고, 이틀 뒤면 미국 발(發) 관세 부과로 주력 산업 전체가 충격파를 받는 것이 불가피한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며 “한덕수 권한대행이 국난 극복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전화 안 받았다’고 기자 브리핑까지 해가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의 브리핑에 대해 총리실 공보실도 “현재 권한대행은 임박한 관세 부과 등 통상 전쟁 대응과 다수의 고령 어르신이 포함된 이재민 지원 대책 지휘를 국정 최우선에 놓고 있다.”며 “야당 관계자들의 면담 요청 등에 대해서는 국가 경제 및 민생과 직결되는 현안에 우선 대응한 뒤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국민과 민생을 우선시 하는 공당의 모습보다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으로 탄핵정국에서 유리한 입장을 취하려는 모습만이 더욱 더 크게 부각되어있다.
이 모습은 또한 얼마 전 이재명 민자당대표가 시중 은행장들과 만나 특정 매체 이름을 거론하며 은행권의 광고 집행상황을 언급한 사건이 떠오른다. 이는 대통령이 탄핵으로 공석이 된 상황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시중 은행장들과 만난 것 자체로도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는데, 이날 특정 매체를 콕 집어 은행권 광고지원을 거론한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는 모습에 마치 상왕정치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지금 이 순간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인원들에 대한 행정적 지휘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예의가 아니다.
여당 대변인의 언급처럼, 민주당은 전화 투정 부리기 전에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를 바란다. 지금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산불과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트럼프 2기의 무역전쟁, 진정 그 무엇도 국민과 민생에 우선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공당이라면 오해가 될 수 있는 발언은 스스로 자제해야 할 것이다. 국난 극복에 여념이 없는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야당 대표가 한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기자 브리핑을 하는 모습을 보니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