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신원 불분명한 사살” 반발… 인도는 마약 연루 가능성 시사
양국, 유럽·미국 등지에 외교 대표단 파견… 국제 여론전 본격화

파키스탄 카르타르푸르에 위치한 인도-파키스탄 접경의 카르타르푸르 사히브 회랑 단지에서 파키스탄 경비대가 경계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파키스탄 카르타르푸르에 위치한 인도-파키스탄 접경의 카르타르푸르 사히브 회랑 단지에서 파키스탄 경비대가 경계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파키스탄 국경에서 파키스탄 남성이 인도군에 사살되면서, 가까스로 유지되던 양국 간 휴전 분위기에 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FP와 타임스오브인디아(ToI),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서북부 구자라트주 바나스칸타 지역에서 지난 23일 밤 인도 국경수비대(BSF)가 국경을 넘은 파키스탄 남성 1명을 사살했다.

BSF는 성명을 통해 "의심스러운 인물이 국경 철책 쪽으로 접근했고, 검문 시도에도 불응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공개된 시신 사진에 따르면 사망자는 중년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당국은 인도 측이 사망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 파키스탄 관리는 "그가 어떻게 국경까지 도달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총격이 벌어진 구자라트주는 파키스탄 신드주와 인접해 있으며, 이 일대는 마약 밀매 루트로 악명이 높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마약 밀수 혐의로 다수의 파키스탄인이 체포되거나 사살된 바 있으며, 수백만 달러 규모의 마약이 압수되기도 했다.

한편 양국은 국제사회를 상대로 여론전에 본격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스페인·그리스 등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의 30개국에 외교관과 의원으로 구성된 7개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지난달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에 파키스탄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전달할 예정이다.

인도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도 파키스탄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파키스탄은 2022년 FATF 명단에서 제외되며 무역·투자 접근성을 확대했지만, 인도는 이를 되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도 유럽 3개국과 미국에 관리 7명을 보내 맞불을 놓았다. 

파키스탄은 자국이 이번 충돌의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인도가 양국 간 평화적 물 이용을 규정한 인더스강 조약의 효력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점을 부각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테러로 26명이 숨진 직후, 인도는 ‘신두르 작전’이라 명명한 보복 공격으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9곳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후 양국은 10일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했으나, 테러와 국경 충돌이 잇따르면서 긴장은 여전히 팽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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