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인증서 담긴 USB·샤넬백 수수 정황에…‘그림자 비서’ 유경옥 행적 주목

김건희 여사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통일교 간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여사의 최측근 비서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관리해온 USB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해당 저장장치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동인증서가 담겨 있었고, 검찰은 이를 통해 유씨가 장기간 자금 관리에 관여해온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유씨가 보관하던 USB 4개를 확보했다.
이 중 보안용 USB 1개는 대통령실에서 지급된 것이며, 유씨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나머지 3개에는 윤 전 대통령, 김 여사, 코바나컨텐츠 법인의 공동인증서가 저장돼 있었고, 일부에서는 삭제된 파일의 흔적도 발견됐다.
유씨는 김 여사와 15년 이상 함께 일해온 '그림자 비서' 격의 인물로, 대통령실 재직 시절에는 '문고리 3인방' 중 핵심으로도 불렸다.
검찰은 그가 단순한 수행비서를 넘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실질적 자금 관리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유씨는 무속인 전 씨로부터 고가의 샤넬백 두 점을 받은 뒤 이를 다른 제품으로 교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맡았던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아내 A씨와 함께한 사실이 확인됐다.
21그램은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수의계약으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맡은 뒤, 김 여사와의 대학원 동문 관계 및 과거 전시 후원 이력까지 드러나며 특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전씨는 샤넬백을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바꿔오라 부탁했을 뿐"이라며 개인적인 거래였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유씨가 김 여사 언질 없이 이 같은 고가품 수수와 교환을 독단적으로 진행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교환 과정에 대통령 후보 캠프 관계자, VVIP 고객 등이 동행한 점도 정황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의 출국을 금지하고 전 씨와의 대질신문을 검토 중이다. 이 사건은 통일교 측 인사가 건진법사를 매개로 김 여사에게 고가 명품을 전달하고 현안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된 것으로, 향후 유씨의 진술과 확보된 자료들이 수사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