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태 공학박사·전 포항가속기연구원

▲ 정상태 공학박사·전 포항가속기연구원
영화 스타워즈에서 ‘광선검’이라 불리며 보통 제다이 그리고 다른 포스 센서티브들이 사용하는 무기로 레이저 검이라고 한다. 광선검은 플라즈마 검날로 구성되며, 보통 금속으로 된 손잡이에서 방출되어 자신의 의지대로 전원을 끌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 배우 중 한 명인 이정재가 스타워즈에 전격출연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나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레이저 검은 과연 실제로 존재할까? 답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레이저는 공기 중에 산란 물질이 없으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영화처럼 빛나는 검으로 싸우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상상은 실제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고온 플라즈마를 이용한 유사한 장치 개발이 시도되었다. 1960년 시어도어 마이만 박사가 루비를 이용해 최초의 레이저를 만들었을 때, 기자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 이것이 죽음의 광선인가? 하는 것이었다. 당시엔 레이저가 SF 공상과학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무기로만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어 그 레이저 발원기술이 피부를 정밀하게 절개하거나 눈 수술에도 쓰일 정도로 섬세한 도구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레이저 기술이 의료와 산업에 본격도입이 되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레이저(LASER)는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 즉 유도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이라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권에서도 그냥 “LASER”라고 일반 명사처럼 사용하게 되었다. 물질의 원자에 외부 에너지를 가하면 기저상태(낮은 에너지)에서 여기 상태(높은 에너지)로 올라간다. 이 상태는 불안해서 다시 낮은 에너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는데, 여기 상태에 있는 전자가 외부에서 들어온 같은 에너지의 광자(빛)을 만나면 유도방출이 일어나고 이 때 빛이 증폭되기 시작한다. 유도 방출이 반복되면 빛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양쪽에 거울장치를 설치해서 빛이 왕복하게 만들면 강력한 레이저가 생성된다.

레이저의 매질은 유도 방출이 일어나는 물질, 즉 고체와 기체, 액체, 반도체 등이며 유도 방출을 통해 동일한 파장과 위상의 빛을 증폭시키고 공진기를 통해 강력한 에너지의 빛으로 만드는 기술이 바로 ‘레이저’이다. 빛의 세상은 17세기 지구촌의 과학자들이 그 근원을 알고 싶어했다.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유명한 뉴턴도,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아인슈타인 박사도 모두 빛을 연구하고 그 것을 알고 싶어 한 대표적인 과학자이다. 뉴턴은 빛은 입자가 아닌, 파장이라 믿었고 그 사실을 100년 뒤 아인슈타인 박사가 빛은 파장이면서 입자이기도 하다며, 광전자 효과(Photoelectric Effect)에 대한 논문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빛이 금속표면에 닿을 때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설명한 것으로 이를 통해 빛의 입자성을 증명했다.

이처럼 빛은 세상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 하는 대상이 되었다. 빛 속에 과학의 깊은 정수가 숨어있다고 믿었고 만물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종교에서도 빛의 대한 내용이 나오며, 지금도 포항공대 내 지곡 언덕에 흰색의 거대 우주선이 착륙해 있는 것 같은 건물 속에 가속기라는 장치가 있다. 이 장치는 옛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 과학자들이 그렇게 알고 싶고 실험하고 싶던 거대 과학시설이 구축되어 있다. 특히 최근에 지어진 XFEL(X-ray Free-Electric Laser) 장치라는 10의 마이너스 15승, 즉 팸토초 단위의 초고속 X-선 펄스를 생성할 수 있는 꿈의 광원이며 그 엄청난 시설이 바로 우리 포항 지역에 위치해 있다. 주말을 통해 우리 미래의 과학자들과 함께 가속기연구소 나들이라도 다녀오시길 추천 드린다.

정상태 공학박사·전 포항가속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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