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폭로에 다시 떠오른 신천지 개입설… 권성동·당 지도부 일제히 반박
전한길 입당에 당권주자까지 출연… 극우 프레임 스스로 키운 국민의힘
김건희 특검, 공천 의혹 수사 본격화… 이준석 자택·의원실 전격 압수수색

국민의힘이 다음달 22일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도 당권주자들의 혁신 메시지보다 극우 논란과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망조' 위기에 직면했다.
부정선거론을 외치는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의 입당에 이어,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신천지 책임당원 조직 개입설이 재점화되며 당의 극우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를 앞섰지만 당원투표에서 참패했다”며 “당시 윤석열 캠프 총괄본부장이던 권성동 의원이 ‘압승’을 자신한 배경에는 신천지와 통일교 신도 수십만명의 책임당원 가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2년 8월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가 10만명을 책임당원으로 입당시켰다고 밝혔고,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막아준 데 대한 ‘은혜 갚기’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사실무근의 망상”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특정 종교와 결탁하거나 조직적 투표를 유도한 사실이 없다”며 “본인의 패배를 남 탓으로 돌리는 분열적 정치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당시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겠느냐”며, 홍 전 시장의 주장을 '정치적 상상력에 불과한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도 “책임당원 증가는 민주당도 마찬가지였고, 특정 종교의 조직적 유입은 확인된 바 없다”며 개입설을 부인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역시 성명을 내고 “정치권이 신천지를 반복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당원 가입을 요청한 사실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개입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전한길씨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 어게인’, ‘부정선거’ 구호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온 그는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기반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장동혁·김문수 등 당권 주자들이 그의 방송 출연을 예고하며 ‘극우 프레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선 전씨의 실질적 영향력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전당대회에서 반탄(탄핵 반대)파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그의 존재가 거론되고 있다.
당 안팎의 혼란은 김건희 특검 수사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검은 2022년 대선 당시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며 28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과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는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 책임당원 모집과 경선 실무를 총괄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은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이미 검찰에 출석해 관련 내용을 소명한 바 있다”고 반발했다.
또 전한길씨 입당과 관련해 “정치적 전문성도 없는 유튜버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지금 국민의힘의 현실”이라며 “이런 인물이 당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혁신 전당대회'를 내세웠던 당의 기조도 흔들리고 있다.
초대 혁신위원장이었던 안철수 의원은 중진 탈당 요구 여론에 밀려 사퇴했고, 후임인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인적 쇄신을 촉구하고 있으나 당내 반발과 마찰을 겪고 있다.
혁신안은 계파 갈등과 무기력한 의원총회 분위기 속에 사실상 추진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이 빨리 망하길 바란다”며 “자신이 창당할 신당으로 사람들을 데려오려는 속 보이는 정치라고 비판받고 있지만, 박근혜 탄핵 당시 바른정당처럼 결국 돌아올 것”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국민의힘은 정책 경쟁보다 극우 유튜버, 종교 개입설, 특검 수사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핵심 의제는 실종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지율도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4∼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9%로 더불어민주당(50.8%)과 2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같은 달 21∼23일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기관이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17%까지 떨어져, 2020년 당명 변경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이대로면 전당대회보다 해산이 먼저”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6%였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같은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7.4%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