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일련번호 없어 가품 판단”… 진품 은닉 가능성 수사
김 여사 오빠 장모 자택서 압수… 고가 미술품·현금도 함께 발견

김건희 여사가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해 논란이 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스노우플레이크 펜던트’ 목걸이가 모조품으로 확인됐다.
특별검사팀은 진품을 따로 숨기고 모조품으로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25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55)씨의 장모 한모 씨 자택에서 압수한 해당 목걸이를 감정한 결과, 진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일련번호가 없었고, 제조사 감정 결과도 모조품이었다.
김 여사는 이 목걸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첫 외교 일정인 나토 정상회의에서 착용했다. 당시 진품 시가는 약 6200만원으로, 공직자 재산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졌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렸다”고 해명했으나 이후 김 여사 측은 “모조품이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특검은 압수된 목걸이가 실제 착용했던 것인지, 진품을 따로 숨긴 뒤 가짜로 교체했는지를 규명 중이다. 3년 가까이 “빌린 것”이라 주장하다 뒤늦게 “모조품”이라 밝힌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의 오빠 김씨가 목걸이 등을 장모 집으로 옮겼다는 취지의 진술도 인척들로부터 확보했다. 김씨는 전날 특검 조사에서 “집 인테리어 공사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프롬 포인트’ 연작 1점, 1억원 상당 현금,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도 확보됐다. 해당 그림은 20억원 이상 가치로 평가되며 진품 감정서도 있었다.
특검은 이들 귀금속과 미술품이 뇌물에 해당하는지, 누가 제공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압수수색 영장에도 “불상의 성명자가 청탁을 목적으로 목걸이를 건넸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일교 윤모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를 통해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2개를 전달하며 캄보디아 ODA 사업 등을 청탁한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나토 회의에 짝퉁을 착용했다는 해명은 기가 막힌다”며 “진품이라면 누가 어떤 대가로 건넸는지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내달 6일 김 여사를 직접 소환해 진품 여부와 입수 경위, 청탁 의혹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