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찬탄, ‘윤어게인’·계엄 놓고 정면충돌
찬탄 “만고의 역적” vs 반탄 “당에 극우 없어”
첫 토론, 비전 경쟁 대신 계파 싸움 재확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첫 TV 토론에서 또다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극우’ 논란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당 비전과 혁신 경쟁보다 반탄(탄핵 반대)·찬탄(탄핵 찬성) 계파 갈등이 부각되면서, ‘윤어게인’ 공방과 계엄 책임론이 토론 전반을 지배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후보가 참석했다. 본선 진출 이후 처음 열린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초반부터 험악했다.
찬탄파인 조 후보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묶어 “극우 세력”이라 규정하며 “윤어게인에 동조하는 순간 극우”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만고의 역적” “국민에게 총을 겨눈 사람”이라고까지 했다.
안 후보도 장 후보를 향해 “윤어게인인가” “친전한길 후보로 불리는 이유가 뭔가”라고 캐물으며 강성 보수 유튜버와의 연계를 문제 삼았다.
반탄파는 즉각 반발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에 극우는 없다”며 “극우라는 건 극좌가 반대 세력에 씌우는 프레임”이라고 했다. 장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반국가세력 척결 주장만큼은 받아들인다”며 ‘윤어게인’ 딱지에 선을 그었다.
비상계엄과 탄핵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조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은 만고의 역적”이라고 하자, 김 후보는 “계엄은 헌법상 비상대권”이라며 “누가 다쳤느냐, 총부리를 겨눈 적이 있느냐”고 맞받았다. 안 후보가 “미수라도 범죄는 처벌받는다”고 지적했지만, 김 후보는 “방법이 잘못됐을 뿐”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특검 문제에선 반탄파가 공세를 폈다. 장 후보는 안 후보에게 “정치 특검으로 변질될 걸 모르고 3대 특검에 찬성했느냐”고 몰아붙였고, 안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털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응수했다.
인적 쇄신을 둘러싼 공방도 있었다. 조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과감한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 후보는 “서로 파헤쳐 싸우면 당이 분열된다”며 선을 그었다.
토론 말미에는 반탄 주자들의 ‘尹心’ 경쟁과 찬탄파 단일화 신경전까지 겹쳤다. 김 후보와 장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입당·면회 의사를 밝혔고, 조 후보는 찬탄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오히려 개혁 목소리가 줄어든다”며 거절했다.
결국 이날 토론은 차기 지도부 비전보다 ‘윤석열의 그림자’와 계파 갈등만 재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