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덕은 덕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참된 덕은 드러내지 않는다. 큰 재주는 서투른 듯, 큰 말재주는 어눌한 듯 보인다. 겉은 미숙해 보여도 속은 충실하다. 물이 바위를 이기듯, 부드러움 속에서 힘이 나온다.
상인에 대한 가르침도 같다. 훌륭한 상인은 가진 것을 내세우지 않는다. 부족한 듯, 없는 듯 행하지만 속은 알차다. 이는 단순한 장사법이 아니라 세상살이의 도리다. 드러내지 않을수록 안전하고, 감출수록 빛이 난다.
불가 역시 같은 진리를 전한다. “병 없는 것이 제일 이익, 만족이 제일 부자, 고요가 제일 즐거움.” 돈과 지위를 좇는 현대인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다. 건강, 만족, 평온. 이미 가진 것을 지켜내는 것이 진짜 부와 행복이다.
오늘 우리는 성과를 SNS에 올리고, 더 큰 집과 더 좋은 차를 바라며 끝없는 경쟁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 끝에서 과연 참된 기쁨을 만날 수 있을까. 성현들의 물음이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당신은 무엇을 감추었는가, 그리고 무엇을 지켜내고 있는가.”
겸허와 평온, 만족과 고요. 드러난 것 너머 감추어진 곳에 참된 삶이 깃든다. 더 가지려는 욕망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오늘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지혜일 것이다.
상주시는 바로 그 지혜를 품은 땅이다. 예로부터 곡식의 고장이자 성실과 겸허의 정신을 간직한 도시였던 상주는, 이제 그 전통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화려한 겉모습보다 내실을 다지고, 과도한 경쟁보다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길. 상주시는 옛 성현들의 삶의 가르침을 오늘의 가치로 되살리며, 더 큰 내일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도시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