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사면 후 부산·경남 잇단 방문… 정치 행보 본격화
文 “결기 이어 민주주의 더 단단히”… 조국 “말씀 깊게 새기겠다”
박지원·곽상언 등 민주당 중진 “행보 무거워야”… 견제 기류 분명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24일 부산 중구 부산민주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이동하고 있다. 부산민주공원은 조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 창당 선언을 한 장소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부산과 경남에 이어 호남 방문까지 예고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다큐멘터리 영화 관람 등 일정을 소화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자숙이 필요하다"는 견제 기류가 감지된다.

조 원장은 2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절 비를 함께 맞아줘 고맙다"며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로 창당에 나선 결기를 이어가 민주주의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조 원장은 "말씀을 깊게 새기겠다"고 화답했다.

예방 자리에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최강욱 전 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출신 인사들이 함께했다. 문 전 대통령은 수감 중 생일을 맞은 조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을 위해 케이크를 준비해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원장은 문 전 대통령과 함께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관람하기도 했다. 영화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권 오남용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문 전 대통령이 취지에 공감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에는 부산민주공원을 찾아 창당 당시 초심을 되새겼다. 그는 "정치에서 좌완 투수가 돼 국민의힘을 패퇴시키겠다"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조 원장의 ‘2030 남성 극우화’ 발언은 논란을 불렀다. 그는 "20·30대 남성이 70대와 비슷한 극우 성향을 보인다"며 "사회경제적 조건이 원인이지만 극우화된 부분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발언이 젊은 세대를 자극해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 원장은 25일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26일부터는 광주·전남·전북을 잇는 호남 일정을 소화한다.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와 지역 인사 간담회 등 호남권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기록한 호남에서 내년 지방선거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원장의 속도감 있는 행보와 2030 발언 모두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분명하다. 박지원 의원은 "소탐대실로 기초단체장 몇 석을 확보하려 한다면 실패한다"고 지적했고, 곽상언 의원은 "국민을 나누고 공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은 조국에게 미안함과 동시에 책임도 인식하고 있다"며 "행보가 조금 더 무겁게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 원장은 이런 견제에도 "다 저를 위한 고언"이라며 "받아들이되 제 길을 가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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