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재선거 현실화 속 당내 균열 확산
공식 발표 앞두고 ‘자진 퇴진’으로 혼란 수습 노려

자민당 총재이자 일본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자진 사임할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여당 내 분열을 막기 위한 고심 끝의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당초 총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당내에서 조기 총재 선거 요구가 급속히 확산되자 결국 물러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8일 의원과 지역당 대표 총 342명 중 과반인 172명 이상이 서명할 경우 임시 총재 선거를 치르기로 했고, NHK에 따르면 이미 130명 이상이 요구에 동참했으며 18개 도도부현 지부도 선거 실시 입장을 정했다.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이시바 총리는 조기 선거 요구 서명이 마감되는 8일 이전에 거취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NHK와 교도통신은 7일 이시바 총리가 이날 오후 6시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앞서 양원의원총회에서도 “지위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결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사퇴를 결정한 배경에는 아소파 수장인 아소 다로 최고고문을 비롯해 스즈키 법무상, 일부 부대신과 정무관들이 잇달아 조기 총재 선거를 요구하며 공개 압박에 나선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도 전날 밤 이시바 총리에게 당내 균열 방지를 위한 퇴진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은 이시바 총리의 공식 퇴진 표명이 이뤄지는 대로 차기 총재 선출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유력한 후임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의 이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중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작년 9월 총재 선거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패배한 바 있고, 고이즈미 장관은 당시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했다.
현재 자민당은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제1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시바 총리 취임 이후 치른 총선과 참의원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여소야대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야당이 결집할 경우 정권 교체 가능성도 있지만, 작년처럼 야당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새 자민당 총재가 총리직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