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교섭은 마무리… 행정 절차 협의차 워싱턴행
전세기 귀국 앞두고 미 연방정부 고위층과 조율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집단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석방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8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석방 교섭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자진 출국 형식 등 후속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미측 고위급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장관은 8일 오후 워싱턴DC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미국 정부의 고위 인사, 특히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추진하며, 자진 출국 방식에 대한 행정 절차를 매듭짓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자진 출국 형식으로 석방이 이뤄져야 향후 재입국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 방식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미국 측과 협상해왔다.

전날 조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에서 “필요하다면 워싱턴에 직접 가 협의할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석방 교섭은 마무리됐고, 행정 절차만 남았다”고 밝힌 만큼, 조 장관의 방미는 협상의 최종 단계를 완성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미국 연방정부의 협조를 받아 절차를 마무리한 뒤, 구금된 국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고위 당국자는 “전세기를 띄우려면 미 연방정부 장관급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와도 면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지아주 구금 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외교부가 제공한 영사조력 현황을 설명했고, 안정적인 대미 투자여건 조성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국인 구금 사태 관련 현안을 설명한 뒤 곧바로 미국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금 사태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대규모 단속을 벌이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 475명이 체포됐고, 이 중 한국인은 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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