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응시자 55만명 돌파…‘황금돼지띠’ 고3 재학생 증가
사탐 응시 61%·과탐 23%…자연계 수험생 ‘사탐런’ 본격화
검정고시 포함 N수생 18만2000명…22년 만에 역대 최대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탐구 응시자의 60%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본수능에서도 본격화하면서, 올해 입시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고교 졸업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아우르는 ‘N수생’ 규모도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졸업생은 소폭 줄었지만, 검정고시 응시자가 늘면서 전체 N수생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 전체 수험생 55만4174명…‘황금돼지띠’ 재학생 증가 영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8일 발표한 수능 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 지원자는 총 55만4174명으로 전년도(52만2670명)보다 3만1504명 늘었다. 2007년생 고3 재학생이 주를 이루며, 출생률 상승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재학생은 37만1897명(67.1%)으로 작년보다 3만명 넘게 증가했다. 반면 졸업생은 15만9922명(28.9%)으로 1800여명 감소했고, 검정고시 등 기타 경로를 통한 수험생은 2만2355명(4.0%)으로 전년 대비 11.2% 늘었다.
통상적으로 ‘N수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검정고시 등으로 학력을 인정받아 수능에 응시한 비재학생을 통칭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올해 N수생은 18만2277명으로, 2004학년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은 2년 연속 2만명을 넘기며 1995학년도 수능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입시업계는 내신 경쟁에서 불리함을 느낀 학생들의 자퇴 증가와 정시 중심 진학 전략의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 사탐만 응시 61%…과탐은 23% 밑돌아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탐구 과목만 선택한 수험생이 32만4405명(61.0%)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26만1508명)보다 6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22.7%)으로, 전년 대비 약 7만명 감소했다. 사회·과학탐구를 혼합해 응시한 수험생은 8만6854명(16.3%)으로 전년보다 3만명 이상 증가했다.
사회탐구 과목을 하나 이상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 탐구 응시자의 77.3%에 이르며, 이는 2018학년도 이후 관련 통계가 존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자연계 학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탐을 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모의평가를 넘어 본수능에서도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 입시 불확실성 커져…“사탐 고득점 속출, 과탐은 불리”
입시 전문가들은 사탐 응시자가 급증할 경우 상위 등급 인원이 늘어나 정시와 수시 모두에서 예측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과탐 응시자는 절대 수가 줄면서 등급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 고득점자가 늘면서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인원도 증가할 수 있다”며 “과탐을 선택한 자연계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탐을 택한 수험생들은 과탐 가산점을 포기한 만큼, 한두 등급 이상 높게 받아야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사탐 고득점자 증가에 따라 내신 변별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둔 수험생들이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수학도 ‘확통 쏠림’…‘확통런’도 뚜렷
수학 영역에서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이 29만7726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6만4000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미적분 선택자는 20만7791명(39.9%), 기하 선택자는 1만5677명(3.0%)으로 나타났다. 자연계 학생들 사이에서도 미적분 대신 확통을 선택하는 ‘확통런’ 흐름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2026학년도 수능은 오는 11월 13일 시행되며, 성적표는 12월 5일 배부된다. 한국사는 필수 응시 과목으로, 이를 치르지 않으면 성적표를 발급받을 수 없다.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 국어·수학·탐구는 상대평가로 성적이 산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