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직후 붙잡힌 40대 중국인, 피해 지역 인근서 차량 운행 시인
상품권 현금화한 또 다른 남성도 서울 시내서 긴급 체포
피해 199건·1억2000만원… 공범 여부 포함 수사 확대 중

경기 광명, 서울 금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발생한 KT 이용자 대상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유력 용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두 사람은 모두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으로, 이 가운데 한 명은 범행 직후 출국했다가 한국으로 재입국하는 과정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7일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과 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의 혐의로 A(48)씨를 체포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B(44)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불법 소형 기지국 장비를 승합차에 싣고 다니며 KT 가입자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뒤,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수십만원 규모의 소액결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실제로 피해 지역 인근에서 차량을 운행하며 불법 장비를 작동시킨 사실을 확인했으며, A씨도 이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장비도 확보했다.
이 장비는 각종 통신 설비와 안테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 결제를 유도했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단독으로 움직인 정황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공범 존재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2시 3분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에서 재입국한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미 A씨를 주요 용의자로 특정한 상태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언론에는 11일부로 엠바고를 요청한 바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 53분쯤에는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B씨도 검거됐다. B씨는 A씨의 범행을 통해 구매된 상품권 등을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A씨와 B씨의 직접적인 공모 여부나 사적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별개로 움직인 정황이 우세한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중국 국적의 조선족으로, 한국 내에서는 일용직 노동자로 체류 중이었고, 통신사 근무 이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두 용의자에 대해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수법과 동기, 두 사람 간의 연계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라며 “현재 단계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