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순찰 중 파손 흔적 발견…CCTV 분석으로 용의자 특정
경찰 "범행 일부 인정…구속영장 검토 중", 기와 복구는 완료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담장 기와가 훼손돼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담장 기와가 훼손돼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담장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문화유산보호법 위반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0시 50분쯤 종묘 외곽 담장의 기와 10장을 손으로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종묘관리소 야간 근무자는 같은 날 오전 5시 30분쯤 순찰 중 담장이 파손된 것을 발견하고 즉시 112에 신고했다. 훼손된 구간은 정문인 외대문에서 서순라길 방향으로 이어지는 외곽 담장이다.

국가유산청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기와를 흔들고 뜯어내는 장면을 확인하고 경찰에 영상을 제공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이동 경로를 추적해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범행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서울 종로구 종묘 담장 기와가 훼손된 사건이 발생해 국가유산청 직영 보수단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15일 서울 종로구 종묘 담장 기와가 훼손된 사건이 발생해 국가유산청 직영 보수단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파손된 담장은 같은 날 오후 국가유산청 직영 보수단이 약 4시간에 걸쳐 복구 작업을 마쳤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신 국가 사당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2001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바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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