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 앞 '사법파괴 입법독재 규탄대회'… 5년 8개월 만의 수도권 장외 집회
장동혁 "국민의힘 사라지면 자유도 사라져… 독재 7단계 진행 중"
이재명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에 “국격·통일 팔아넘겼다” 직격
국민의힘 “필리버스터·장외투쟁 병행… 입법독주 맞서 여론전 총력”

국민의힘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국정 운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사법파괴’, ‘입법독재’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집회는 지난주 대구에 이어 일주일 만에 열린 것으로, 당 지도부는 수도권 중심지에서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사법파괴 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에는 당 지도부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당원·시민들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집회 인원이 약 15만명에 달했다고 주장했으며, 경찰은 1만명가량으로 추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장외 집회를 연 것은 2020년 1월 자유한국당 시절 광화문 집회 이후 약 5년 8개월 만이다.

장동혁 대표는 연설에서 “이재명 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사라지면 독재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자유의 문은 영원히 닫히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힘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의 마지막 방패이자 국민의 최후의 무기”라며 지지층의 결집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독재 7단계’라는 표현을 쓰며 여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1단계는 가짜뉴스가 판치는 것이고, 2단계는 반대 세력을 악마화하는 것, 3단계는 권력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착각”이라며 “이미 우리는 3단계를 지나 4단계, 5단계를 통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6단계는 야당 말살, 7단계는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이라며 “민주당은 이 모든 절차를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장 대표는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유엔에 가서 국격과 경제, 안보, 통일까지 팔아넘기고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피하느라 고양이를 만난 쥐처럼 굴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의 두 국가론에 동조한 그 순간에도, 간첩죄로 민노총 전 간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며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한 사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국민은 농산물 개방으로 생계 걱정이 큰데, 정부는 애꿎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쫓아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의 입법 독주가 삼권분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에 명시된 검찰총장을 법률 하나로 없애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비판했다.
이번 장외 집회는 국민의힘이 국회 안팎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쌍끌이 투쟁’ 전략의 일환이다. 당은 국회에선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해 쟁점 법안의 표결을 지연시키고, 장외에선 대규모 집회를 통해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장외 투쟁의 실효성에 대한 내부 우려도 있는 가운데, 장 대표는 “지금 싸우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장외에 함께하지 않아도 좋지만, 정작 싸우고 있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와 부정선거 주장을 내건 일부 참가자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STOP THE STEAL’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거나 “윤어게인”을 외치는 이들도 있었지만, 당의 공식 기조와는 일정 부분 결이 달랐다.
국민의힘은 향후 장외 투쟁 일정과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며 유동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입법 강행이 계속될 경우 장외 여론전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당내에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