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셔틀외교, 한일 협력의 진수”
이시바 “엄중한 환경 속 공동 이익 찾아야”
경제·사회·안보 협력에 정서 교감 더해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셔틀외교’의 정착과 북핵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8월 도쿄 회담 이후 한 달 만이자, 이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다.
이날 회담은 셔틀외교를 본격화하는 상징적 만남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셔틀외교의 진수를 보여주는 회담”이라며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처럼 자주 만나 공동 발전을 도모하자”고 강조했다.
회담 장소가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정해진 데 대해선 “총리께서 지역균형발전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며, 지역균형 문제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이시바 총리도 “부산은 제 고향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라며 “조선통신사가 출발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고 화답했다. 특히 “정기적 셔틀외교가 정착되고 있다”며 “빈도를 더 높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지난 방일 회담 당시 화제가 됐던 ‘이시바식 카레’가 다시 언급됐고, 이 대통령은 “그때 최고의 음식이었다”고 전했고, 이시바 총리는 “칭찬에 영광”이라며 웃었다.
회담에 앞서 이시바 총리는 부산 현지에서 일본 유학 중 사고로 숨진 고(故) 이수현 씨 묘를 참배하고 “숭고한 사랑에 존경을 표한다”고도 밝혔다.
정상 간 논의는 북핵 문제 등 안보 현안에서부터 무역 질서 변화, 미래 협력 방향까지 폭넓게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노력을 설명하고 일본의 협력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양국 정상은 복잡해지는 지정학 및 무역 환경에서 “한미일 공조 강화와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서의 공동 대응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재명 정부의 지역공약이자 부산의 숙원사업인 북극항로 개발과 관련해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과거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 지향적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협력의 성과가 신뢰를 쌓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시바 총리도 “다른 나라이므로 인식 차이는 있지만,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와 성실함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다음 정권에도 이 관계가 되돌릴 수 없도록 안정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회담이 임기 중 마지막 외교 일정임을 밝히며 “이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마무리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총리를 세 번째로 뵈었고, 오늘 전용열차를 타고 왔다”며 “셔틀외교가 정착되면 이처럼 언제든 오갈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