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연설서 "자민당 새로운 시대 열었다
힘든 상황에 나 자신부터 워라밸 버리겠다"

집권 일본 자민당의 새 지도자로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전 경제안보장관이 선출됐다.
4일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 후보는 185표를 얻어 156표에 그친 고이즈미 신지로농림수산장관을 제치고 최종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다카이치는 자민당 역사상 첫 여성 총재됐다.
그는 약 열흘 뒤에 치러질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일본 정치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할 전망된다.
자민당은 4일 오후 도쿄 당 본부에서 제29대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는 183표를 획득해 5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64표를 얻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지난해 9월 총재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역전당한 바 있다.
1차 투표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34표, 고바야시 타카유키 전 경제안보장관은 59표, 모테기 도시미츠 전 간사장은 49표를 얻었다.
결국 과반(295표)을 넘는 후보자가 없어 결선투표로 이어졌다.
결선에서는 자민당 의원 295표와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47표를 합쳐 승부를 가렸다. 다만 의원 유효 표는 1차와 결선 투표 모두 294표였다.
이날 결선에서는 자민당 의원 295표와 전국 47개 광역지자체 연합의 1표씩을 합산해 최종 득표를 가린 결과, 다카이치 후보가 의원표 149표·지방표 36표 등 총 185표를 확보해 당선됐다.
고이즈미 농림상이 당초 강력한 1강 후보로 꼽혔으나, 의원표 145표·지방표 11표를 얻는데 그쳤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당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고, 열세로 평가됐던 의원 투표에서도 보수 성향 의원들의 표를 모으며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결선 투표에서 당내 유일한 파벌을 이끄는 아소 다로 전 총리파 의원 43명상당수와 1차 투표에서 4∼5위를 기록한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지지했던 의원들이 표를 상당수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이날 당선 직후 "자민당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많은 국민의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쁘다기보다 이제부터가 진짜로 힘든 일"이라며 "전 세대가 총력을 결집하고 모두가 참여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며 침체된 당의 지지율을 둘러싼 엄중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일해야 한다. 나 자신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을 버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