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망 마비 속 예능 녹화 논란에 ‘비판 감내’ 의지 피력
“간과 쓸개도 내어줄 각오” SNS 메시지… K푸드 홍보 강조
“명절에도 민생 챙기겠다”… 실용외교·국민 중심 국정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은 7일 “때로는 간과 쓸개를 다 내어주고, 손가락질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의 삶에 한 줌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스타그램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국민 여러분의 오늘과 민생의 내일을 더 낮은 마음으로, 더 세밀히 챙길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각자의 자리에서 각기 다른 환경과 상황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국민 여러분을 세심히 살피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임을 명절을 맞아 다시금 새겨본다”며 “이번 추석 인사에서도 말씀드렸듯, 명절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민생의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그럼에도’ 웃으며 함께 용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추석 인사 영상에 이어 이날도 한복 차림으로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이번 메시지는 최근 국가전산망 마비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요리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대통령실은 해당 촬영이 추석 명절을 맞아 한식(K푸드)을 홍보하기 위한 취지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 역시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간과 쓸개를 내어준다’는 표현은 실용 외교를 내세워온 이 대통령의 대미 통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진영 논리나 정치적 고려를 떠나, 국민의 삶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K푸드 홍보’라는 명분이 전산망 마비 사태 와중 대통령의 예능 출연을 정당화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해당 방송이 국민 생활이나 민생 경제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결국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는, 국익과 민생이라는 대의를 내세워 정치적 비판을 희석하려는 ‘프레임 전환’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