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 출연 두고 “K-푸드 홍보” vs “재난 와중 촬영”
민주당 “대통령 명예훼손” 고소…국민의힘 “입 틀어막는 공포 정치”
‘48시간’ 공방서 예능 논란까지…정쟁, 고발전으로 비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추석 연휴 내내 이어지며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28일 K-푸드 세계화를 위한 취지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녹화에 참여했으며, 방송은 국가공무원의 사망 등으로 하루 연기돼 추석 전날 방영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재난 대응 과정에서 대통령의 행적을 문제 삼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주진우 의원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7일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장 대표는 ‘48시간 거짓말’이라는 표현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김현지 청와대 실장을 끌어들여 저열한 정치 공세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모경종 민주당 의원도 주 의원을 같은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에 주진우 의원은 6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역고소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예능 촬영 시점을 은폐하려는 거짓 브리핑으로 나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촬영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대통령실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송사에 방영 연기를 요청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내가 추가 증거를 공개한 뒤에야 촬영 일자를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고발 조치를 ‘공포 정치’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7일 영화 ‘건국전쟁2’ 관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예능 출연은 충분히 정치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여당이 제1야당 대표를 고발한 것은 공포 정치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이라면 민주당 외 다른 정당은 국회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대변인단도 비판을 이어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의 자리는 예능 카메라 앞이 아니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이어야 했다”며 “국가 전산망 마비라는 위기 속에 촬영된 방송은 상식적으로도 연기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충형 대변인 역시 “명예훼손 고발은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비판을 형사 처벌로 봉쇄하려는 민주당의 시도는 초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방송 출연이 정당한 K-푸드 홍보 활동임에도 야당이 이를 정치 공세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승찬 대변인은 “잃어버린 48시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대통령은 귀국 직후부터 상황을 점검했다”며 “국정을 흔드는 허위 주장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SNS를 통해 “냉부해는 애국심과 자부심이 담긴 프로그램이었다”며, 장 대표와 주 의원을 향해 “예능 감각이 뛰어나니 차라리 직접 출연해보는 게 어떠냐”고 비꼬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K-민주주의가 K-푸드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애국심에 시비를 걸다 큰코다친 이들도 냉부해를 꼭 시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주진우 의원은 방송에서 소개된 ‘이재명 피자’를 겨냥해 “북한의 ‘은정차’를 연상케 하는 권력 홍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냉부해는 해외 송출 채널도 없고, 촬영 당시 정부 부처 서버는 마비 상태였다”며 “촬영 연기를 건의한 참모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