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트럼프 평화 구상 수용…가자지구 전역서 포성 멎어
인질 20명·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 72시간 내 맞교환
무장해제·민간정부 전환 등 후속 이행은 여전히 ‘불확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AFP 연합뉴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 발발 2년 만인 8일(현지시간) 1단계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아래 이뤄진 이번 합의에는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의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군이 포함됐다.

전쟁의 시작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감행해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하마스는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고,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단 라파까지 진격해 전체 면적의 75%를 장악했다.

2년에 걸친 공습과 지상전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최소 6만6000명이 숨졌다. 하마스는 수뇌부가 암살되고 군 조직도 사실상 붕괴됐다. 이스라엘의 사망자는 군인을 포함해 약 2000명으로 집계된다.

장기전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유엔 기구는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가자에서 '기근(famine)'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에 반발해 영국, 프랑스 등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토대로 성사됐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 6일 샤름엘셰이크에서 협상이 시작됐고, 사흘 만에 양측이 동의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은 철군할 것”이라며 “오늘은 역사적이고 위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또 인질 전원이 사망자를 포함해 13일 석방될 예정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번 합의를 “역사적 성취”로 평가하며 즉각 환영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적 성공이자 도덕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하마스도 “점령군 철수, 인도적 지원,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질 2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2000명의 교환은 72시간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합의에 응한 배경에는 조직의 붕괴와 국제사회의 비판, 그리고 인도적 위기 책임론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휴전안에는 하마스 무장 해제와 민간 정부 수립 등의 민감한 내용도 포함돼 있어, 향후 최종 종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고통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며 이번 휴전안의 이행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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