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국회 위증 혐의 수사 지연 의혹... 피의자로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방해 정황도 포착해 수사 확대
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 등도 직권남용 혐의 입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연합뉴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중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을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다.

정민영 특검보는 27일 언론 브리핑에서 "공수처가 채상병 사건 수사를 방해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에 오동운 공수처장을 이번 주 중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소환 일정에 대해서는 "내일(28일) 정도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지난 15일 오 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수사3부장도 함께 입건했다.

이들은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이 공수처에 배당됐음에도 이를 대검에 통보하지 않는 등 수사를 고의로 지연시킨 혐의(직무유기)를 받고 있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장이 공수처 검사에 대한 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검은 공수처 수사팀이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팎으로 수사 외압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공수처장과 차장을 각각 직무대행한 김선규 전 부장검사와 송 전 부장검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박 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특검에 출석했다. 이 차장검사는 27일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뉴스

특검팀은 이들을 곧 피의자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국회가 송 전 부장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진행해왔고, 이 과정에서 공수처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실제로 방해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법에는 '공수처의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정황'이 수사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특검팀은 또 구속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해병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혐의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정 특검보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명령 위반 등 전반적인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은 몇 차례 더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의 '도피성 인사' 의혹과 관련해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해병대 특검에 처음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취재진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겠다"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정 특검보는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이 진행되던 시기에 비서실장으로서 보고받은 내용과 논의된 사항 전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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