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대총 금관과 남분 북분 금허리띠.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황남대총 금관과 남분 북분 금허리띠.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신라의 빛나는 정점, 신라 왕권의 상징인 금관이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박물관 개관 80주년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를 기념해 특별전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을 28일부터 11월 14일까지 신라역사관 3A실에서 개최한다. 일반 관람은 11월 2일부터 가능하다.

이번 전시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신라 금관이 세상에 알려진 지 104년 만에 여섯 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사상 최초의 기회라는 것이다. 금관 여섯 점과 동일한 수의 금허리띠가 함께 전시되는 사상 첫 대규모 전시다.

그 외에도 금귀걸이·금팔찌·금반지 등 총 20여 점의 황금 문화유산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이들 유물 중에는 국보 7건, 보물 7건이 포함돼 있다.

전시는 첫 장면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나뭇가지 형태의 세움 장식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함을 상징하고, 사슴뿔과 새 형상의 장식은 풍요와 초월적 권능을 뜻한다. 황금빛과 곱은옥, 달개(장식)의 조화는 권력과 재생, 생명력의 서사를 시각화한다.

천마총 금관과 금제 장신구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천마총 금관과 금제 장신구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이어 금관총·서봉총·금령총·황남대총 등에서 출토된 금관과 허리띠를 출처와 발굴사와 함께 순차적으로 배치해,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왕권과 위신의 상징물로 거듭난 신라 금관의 의미를 드러낸다.

마지막 전시 구간에서는 무덤 속 머리부터 발끝까지 황금으로 장식된 채 삶과 죽음 사이의 권력과 신앙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무덤의 주인이 사후세계에서도 위신과 부를 유지하길 바랐던 신라인의 세계관이 장대한 장면으로 펼쳐진다.

또한 이번 전시는 지난 100년 동안 축적된 학술 연구 결과를 집약했다. 금관의 제작 기법, 순도 분석, 원산지 연구 등은 디지털 영상과 시각 자료로 구성돼 관람객이 직접 금관의 세공 흔적을 확대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학계에서 논쟁이 이어져 온 ‘착용용이었나, 장송용이었나’, ‘사슴뿔 세움 장식의 정확한 의미’ 등의 문제도 영상 해설을 통해 풀어낸다.

전시장 전경.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전시장 전경.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황금의 나라 신라’가 남긴 표상과 한국 문화유산의 세계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과거와 현재, 경주와 세계를 잇는 문화 외교의 장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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