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마자르이샤리프 덮친 강한 진동에 주민 거리로 대피
진앙 인근 사망간주·쿨름 등 피해 집중…블루 모스크도 손상
USGS “광범위 피해 가능성”…주황색 경보 발령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제공한 셰이크맵(진동 지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쿨름 남부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앙은 지하 10km 지점으로 관측됐다. USGS 제공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제공한 셰이크맵(진동 지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쿨름 남부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앙은 지하 10km 지점으로 관측됐다. USGS 제공

아프가니스탄 북부 힌두쿠시 산악지대에서 3일(현지시간)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9명이 숨지고 200명 넘게 다쳤다. 이번 지진의 진동은 인근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까지 감지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0시 59분쯤 발흐주 주도 마자르-이 샤리프에서 남동쪽으로 약 37㎞ 떨어진 사망간주 지역에서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58도, 동경 67.48도, 깊이는 28㎞로 측정됐다.

진앙지에서 가까운 쿨름 인근에서도 진동이 강하게 느껴졌으며, 이후 수 시간 동안 규모 5.2를 포함한 여진이 최소 5차례 이어졌다.

아프간 국가재난관리청은 사망간주 지역에서 5명이 숨지고 14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부상자는 경상으로, 치료를 받고 귀가한 상태다. 발흐주 당국도 4명의 사망자와 120명의 부상자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혀, 전체 피해 규모는 사망자 9명, 부상자 200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진은 인구 50만명 이상의 대도시 마자르-이 샤리프에서도 큰 충격을 줬다. 한밤중 흔들림에 놀란 주민들은 건물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거리로 뛰쳐나왔고, 일부 지역에선 주택이 붕괴되기도 했다.

SNS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와 구조작업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지고 있다. 발흐주 주지사 대변인은 "마자르이샤리프의 대표 사원인 블루 모스크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인명·재산 피해가 모두 발생했다"고 전했다.

USGS는 이번 지진에 대해 4단계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하며, “광범위한 피해와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미국 CNN은 USGS 모델을 인용해, 최악의 경우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활단층 지대에 위치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특히 북동부와 동부 지역에는 진흙 벽돌로 지어진 취약한 주택이 많고, 산악 지형으로 인해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말에도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발생한 두 차례 강진으로 2200명 이상이 숨진 바 있다.

AP통신은 "이번 지진 발생 지역 역시 통신과 교통 인프라가 열악해, 실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수 시간에서 수 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통신과 교통망이 부족한 산악 지역 특성상 피해 집계와 구조 활동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당국의 대응 역량과 국제사회의 지원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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