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LoL 선수단. 라이엇게임즈 제공
T1 LoL 선수단. 라이엇게임즈 제공

e스포츠 구단 T1이 다시 한 번 리그오브레전드 월즈 역사를 새로 썼다. 

T1은 9일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공원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월즈)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세트 스코어 3대2로 제압하며 챔피언 자리를 지켜냈다.

이날로 T1은 LoL 역사상 첫 월즈 3연속 우승팀이 됐다. ‘페이커’ 이상혁과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이 한 팀으로 만들어낸 금자탑이었다. 새로 영입된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도 데뷔 이후 첫 월즈 우승을 품에 안았다.

 
시작은 KT의 기세가 더 강했다. 블루 진영을 택한 KT는 1세트 초반부터 바텀 라인을 집중 공략했다. ‘비디디’ 곽보성이 정글 지역에 고립된 ‘오너’ 문현준을 ‘커즈’ 문우찬과 ‘피터’ 정윤수와 함께 잡아내며 선취점을 올렸다. 이후 탑 라인에서도 도란과 케리아를 연달아 끊어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18분께부터 전세가 뒤집혔다. 드래곤 앞 대규모 교전에서 오너가 피터를 먼저 제거하고 케리아의 뽀삐가 ‘퍼펙트’ 이승민을 밀어내면서 T1이 단숨에 4킬을 챙겼다. T1은 이어 바론 버프를 확보하고 미드 라인을 밀어붙여 첫 세트를 따냈다.

KT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세트 초반 ‘커즈’가 바텀 갱킹으로 구마유시를 잡아내며 흐름을 잡았고, 이어 오너와 페이커까지 제압하며 승기를 이어갔다. T1도 중반 반전을 노렸지만 비디디와 퍼펙트가 연속 교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KT가 42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는 ‘커즈’의 독무대였다. 초반부터 문도 박사로 경기 주도권을 쥔 그는 드래곤 싸움에서도 연달아 킬을 쌓았다. T1은 오너의 비에고로 버텼지만 KT의 화력 앞에 밀리며 36분 만에 본진을 내줬고, KT가 먼저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T1은 4세트에서 완벽한 운영으로 반격했다. 드래곤 3개를 선점한 뒤 22분께 커즈의 돌진을 페이커가 받아치며 한타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구마유시의 폭발적인 딜링이 터지면서 KT 전원을 쓸어담았고, 바론까지 가져가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돌려놓았다. T1은 단 한 개의 오브젝트도 내주지 않고 30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 다시 균형을 맞췄다.

최종 5세트는 초반부터 긴장감이 팽팽했다. 오너가 탑 라인에서 ‘퍼펙트’를 두 차례 잡아내며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이후 바텀 교전에서도 덕담과 킬을 교환하며 라인 우위를 넓혔다.

KT는 비디디의 스몰더와 도란의 카밀을 앞세워 추격했지만, 22분께 아타칸 지역 한타에서 구마유시가 트리플킬을 쏘아올리며 승부의 향방이 기울었다.

1만 골드 차이로 격차를 벌린 T1은 KT 본진으로 진격했고, 36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왕좌를 지켜냈다.
 

이번 대회에서 KT의 선전은 e스포츠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결승 무대의 마지막 웃음은 언제나 그렇듯 T1의 몫이었다.

한때 ‘천재 소년’으로 불리던 페이커는 이제 개인 통산 6번째 월즈 우승컵을 들며 ‘불멸의 선수’로 남았다.

세대교체의 파고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존재감, 그리고 그의 여섯 번째 우승 반지가 바로 그 증거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