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수 경북 중부본부장

▲ 남보수 경북 중부본부장
- '대한민국 180억원' 전북 고창 청보리밭 축제 기획자는 9급 공무원
- 산업도시 구미의 유산 농심라면 공장 기획 35만 대박 전국 축제 등극
- MZ세대 새내기 공무원의 김밥천국 착안, 김 한 장 안 나는 김천 대박
- 변변한 축제 없는 지자체 공무원들 발상의 전환 대박 축제 기획 필요

'Fake it till you make it' 꾸준히 속일 듯이 그렇게 하다 보면 꼭 된다는 뜻의 영어 문구다. 발상의 전환으로 대박을 터뜨린 지자체의 축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도내에서 구미 라면축제와 김천 김밥축제가 그것이다. 라면축제엔 35만명, 김밥축제는 15만명이 방문하는 등 두 축제 모두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천은 김 한 장 나지 않는 김과는 전혀 상관 없는 도시다. 구미 라면축제도 축제 전에는 농심라면 공장이 구미에 있다는 걸 지역민들도 잘 몰랐다. 이처럼 지역과 무관한 듯 했지만 성공한 축제 뒤에는 해당 부서 공무원들의 발상의 전환이 주효했다.

실제 이런 발상의 전환으로 '대한민국 180억' 9급 공무원 타이틀이 붙은 선구자는 전북 고창 보리밭 축제 기획자인 김가성 계장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지역 축제의 명물로 자리잡은 '고창 청보리밭 축제'를 착안 실행시킨 인물이다. 2004년 말 재경부가 이 지역 일대 684만㎡ 면적을 경관농업특구로, 이듬해에는 농림부가 실시하는 경관농업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됐다.

이후 매년 축제 개최 후 38만 ~ 55만명이 방문해 고창군 전체인구 6만여명의 36.5배에 달하는 도합 219만명이 축제에 참가해 180억원의 경제적 효과도 거뒀다. 그의 보리밭 축제 개최 동기는 1980년 첫 공무원 임용 후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자살한 한 농민을 목격한 뒤였다. 그는 고향 인근 약 30만평의 보리밭 주인을 찾아가 설득해 2004년 봄 고창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해 18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내 '180억 공무원'이란 닉네임도 얻게 됐다.

그 결과 PC 바탕화면 중 '초원'이란 제목의 이미지는 전북 고창 보리밭 배경 바탕화면으로 고창 보리밭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한 말단 공무원의 발상의 전환이 국가와 지역 발전에 어떻게 기여해 주는지 실감케 한다. 그는 현재 인기 있는 저자와 강사로서 전국 지자체 초빙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구미와 김천 축제의 성공 비결은 라면과 김밥이란 대중적인 콘셉트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라면은 구미산단 산업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사례다. 김밥축제는 재치 있게 '김밥천국'이란 대중적 키워드를 접목해 김천 인구 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음식점 매출은 전년보다 29%, 농·특산물 판매는 93%나 증가해 침체된 지역 경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발상과 대중성을 콘셉트로 대박을 터뜨린 구미, 김천 두 축제는 지역의 고유 자산을 발상의 전환으로 활용해 경제적 효과와 도시 브랜드 가치를 동시 높이는 일거양득 효과를 봤다. '잘 키운 축제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변변한 축제 하나 없는 경북도 내 지자체들도 고창, 구미, 김천 처럼 발상의 전환으로 대박 먹거리 축제 개최와 성공 소식이 들려오길 지역민들은 학수고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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