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실제로 수익을 올린 개인 투자자는 5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 비율보다 손실이 난 투자자의 발생 비율이 더 높았다. 이 날은 장중 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4100을 돌파한 날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4100에도 불구하고 전체 투자자의 54.6%가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40대, 50대의 손실 비율은 60%에 달했다.

전체 투자자의 54.6%는 NH투자증권에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240만 명 중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 131만 명이었다. 이들의 손실금은 총 12조 2천억 원이었다. 인당 평균 931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또한 손실투자자의 전체 손실액에서 각 종목별 비중을 계산한 결과, 가장 손실이 컸던 종목은 포스코홀딩스(2.7%)로 나타났다. 카카오(2.2%), 금양(1.7%), 에코프로비엠(1.7%), 에코프로(1.3%), 셀트리온(1.2%), SK바이오사이언스(1%) 등도 손실금액 비중이 높았다.

반대로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3월 중순까지만 해도 5만 원대였으나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 힘입어 이달에는 11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주가 급등세에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 계좌에서 삼성전자 수익금 비중은 19.5%에 달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 등에서 자금을 일본으로 옮기고 있다. 반도체 종목 차익 실현과 환율 불안이 맞물리며 한국·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부양 기대와 구조개혁 추진 기대감이 겹친 일본은 역내 ‘자금 피난처’로 부상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총 24억 2천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최근 4주간 22억 달러, 8주 누적으로 35억 달러가 순 유입됐던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빠져나간 셈이다. 한국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대만에서도 외국인 자금 27억3천만 달러가 유출됐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거품론이 불거지면서 반도체 관련주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한 영향이다.

한국의 코스피는 수출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코스피의 시가총액 중 외국인 비중이 약 30%이다. 따라서 이들을 잡아두기 위해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시장을 ‘매력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환율이 안정되고, 금리 격차가 축소되며 북핵과 탄도 미사일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한다. 그래서 달러 약세와 한국의 기술주 회복, 외국인 순매수 전환으로 코스피가 상승하는 구조를 만들어 외국의 자본이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세제, 규제, 기업 정책 등도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적절한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