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지문 속 판소리 ‘수궁가’ 구절, 이날치 노래와 겹쳐 수험생들 당황
“콧노래 나올 뻔”, “집중 안 돼”… 커뮤니티에 후기 잇따라
독서 ‘열팽창’·수학 ‘극한·그래프’ 고난도 문항도 여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에 밴드 이날치의 히트곡 ‘범 내려온다’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 등장해 수험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문제가 출제된 문학 영역 18~21번 지문은 판소리 ‘수궁가’로,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승이 내려온다”는 구절이 포함돼 있다. 이는 이날치가 2020년 발표한 노래 ‘범 내려온다’의 도입부와 같은 내용이다.

당시 이 곡은 판소리와 현대적인 리듬을 결합해 큰 인기를 끌었고, 광고와 방송 등에서도 널리 쓰이며 대중에게 익숙해졌다.
시험 직후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지문을 읽는 동안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됐다”, “콧노래를 흥얼거릴 뻔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문제 자체는 EBS 연계 교재에 수록된 지문이어서 어렵지는 않았지만, 뜻밖의 멜로디에 잠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는 후기도 나왔다.

국어 독서 영역에서는 12번 문항의 ‘선형 열팽창 계수’ 지문이 까다로운 문제로 꼽혔다. 선형 열팽창 계수, 곡률, 곡률 반지름, 휨 민감도 등 과학 개념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제시된 상황에 적용해야 하는 유형이다.
자연계 수험생은 비교적 익숙하게 느꼈지만, 인문계 수험생은 지문 자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수학 영역에서는 공통과목 21번(수학Ⅱ)과 22번(수학Ⅰ), 선택과목의 30번 문항이 고난도로 꼽혔다. 21번은 극한값의 존재 조건을 다루는 문제로, 유사한 유형이 이전 수능과 모의평가에서도 출제됐지만 풀이 과정이 복잡했다는 평가다.
22번은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를 평행이동시킨 뒤, 원점을 지나는 직선과의 교점을 추론해야 하는 문제로, 익숙한 주제지만 계산량이 많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확률과 통계에서는 경우의 수를 구하는 문제, 미적분에서는 함수의 성질을 추론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기하에서는 벡터의 내적과 연산을 활용하는 문제가 등장해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 평가됐다.
올해 수능은 이른바 ‘킬러문항’은 제외됐지만, 여전히 각 영역에서 상위권을 가려낼 수 있는 고난도 문항은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시험장에서 친숙한 노래 한 소절이 긴장을 잠시 풀어주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개념 간의 유기적 이해와 복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