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영어 모두 ‘최상위권 가르는 문항’ 강화
EBS 연계 유지했지만 독서·확통·빈칸 등에서 난도 체감
고3 수험생 증가에 의대 정원 축소… 정시 경쟁 치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년도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제진은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려 했지만, 상위권과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문항들이 강화되며 수험생들이 느낀 체감 난도는 전년보다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 출제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출제위원장 김창원 경인교육대 교수는 “공교육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문항을 구성했고, 사교육식 풀이 기술에 유리한 문항은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수학·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다소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윤윤구 한양대사대부고 교사는 “상위권과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문항들이 전년도보다 디테일해졌고, 수험생 입장에서는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 독서 난도 상승… 체감 난도 높여

국어 영역에서는 ‘독서’ 지문이 전체 난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훈 충남 덕산고 교사는 “학교 수업에서 대비 가능한 수준이지만 독서에서 다소 까다로운 문항이 출제됐다”고 밝혔다. 열팽창 개념을 다룬 12번 문항이 대표적이다.

반면 문학과 선택과목 난도는 낮아져 전체적인 균형을 맞췄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국어의 EBS 연계율은 53.3%였다.

입시업체 이투스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렵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운 편”이라며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과 143점 사이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학 변별력은 강화… 킬러 없이 상위권 가른다

수학은 출제 기조는 지난해와 유사하나 상위권과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항이 강화됐다.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전체적으로는 유사하지만 상위권 변별력이 강화된 문항이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는 수학Ⅰ 22번, 수학Ⅱ 21번, 선택과목(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30번이 꼽힌다. EBS 연계율은 50%였다.

유웨이는 “공통문항과 일부 선택과목은 작년과 유사했지만, 확률과 통계에서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영어 지문은 평이, 오답 매력도 높여 변별력 확보

영어는 전년도 수능보다 다소 어렵고,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어려운 지문은 배제하면서도 선택지의 오답 매력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고난도 문항으로는 빈칸 추론 34번, 문장 삽입 39번, 글 순서 배열 37번 등이 꼽혔다. 영어의 EBS 연계율은 55.6%였다.

종로학원은 “39번 문항은 정답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해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상위권 변별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3 수험생 증가·의대 정원 감소… 입시 지형도 변화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174명으로 전년 대비 3만1504명 증가했다. 특히 2007년생 ‘황금돼지띠’가 고3이 되면서 재학생은 3만1120명 증가했고, 졸업생은 1862명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 모집인원은 전년도보다 1487명 줄어든 3123명으로, 증원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에 따라 자연계 최상위권의 정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주요 대학들이 수능 최저기준 과목에 사회탐구를 인정하면서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있다. 유웨이는 “고3 응시자 증가와 의대 정원 회귀로 졸업생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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