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유류세 환원 효과와 환율, 국제유가 상승효과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주유소 기름값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틀린 말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에 초에 비해 20% 가까이 하락했고, 오랫동안 하향 안정세를 이어오고 있다. 배럴당 평균 65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유류세 환원 효과는 리터당 20~30원의 인상요인이 나온다. 다만 환율이 대폭 오른 것은 사실이다. 원 달러 환율은 24년 1월 1290원에서 올해 1월은 1394원, 최근 1462원을 넘보고 있다.
쉽게 말해 환율은 올랐고, 국제유가는 내렸고, 유류세 환원 효과는 미미하다. 더욱이 이러한 요인들은 즉각 국내 유가에 반영돼선 안 되도록 돼있다. 유가가 오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약간의 인상 요인이 발표 되자마자 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은 왠일일까. 국내 유가 상승이 업계의 불공정 거래와 정부 당국과 지자체들의 묵인 방조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0∼13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리터(l)당 당 18.4원 오른 1703.9원을 기록했다. 주간 평균 기준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 3월 첫째 주(1715.8원) 이후 36주 만이다.
주유소 기름값 상승의 배경에는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있다. 정부는 유류세 한시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대신 이달부터 휘발유 인하율은 10%에서 7%로, 경유와 LPG는 15%에서 10%로 줄이면서 리터당 20~30원 안팎의 인상 요인이 생겼다.
환율 오름세도 기름값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5.4원까지 치솟으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국내는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도 민감한 구조다.
다만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이하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이 수지를 맞출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가격대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줄이면서 석유업계, 관계기관에 과도한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 고시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일부 주유소에서 세 부담을 웃도는 인상이 단기간에 나타났던 만큼, 초기부터 가격 담합과 폭리 등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액션플랜과 강력한 처벌이 없는 참으로 한가한 대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양한 사법·정치 리스크는 이겨낼지언정 살인적 고물가를 묵인 방조할 때는 정권이 바뀔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