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상우 지회장과 아들 이성호 씨, 충의장학금과 봉사로 지역사회 귀감

   

경주의 한 부자(父子)가 20년 넘게 이어온 나눔과 봉사의 행보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지역 사회를 감동시키고 있다. 아버지 이상우(70) 상이군경회 경주시지회장과 아들 이성호(41) 씨는 충의장학금 기탁과 지역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국가유공자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의 나눔은 기부를 넘어, 지역사회에 존중과 감사를 전하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상우 지회장은 해병대 직업군인으로 25년 7개월간 복무하다 2001년 전역 후 상이군경회 활동에 참여했다. 그는 상이군경 자녀와 후손을 위해‘충의장학금’을 조성하고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전달하며, 보훈가족 위문과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 경주시가 9월부터 보훈 유공자 수당을 기존 3개월 30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인상한 것은 이상우 지회장의 꾸준한 건의와 경주시의 열린 행정이 합쳐져 이룬 성과다.

이상우 지회장은 2017년부터 지회를 이끌며 유공자와 유족 복지 증진에 힘써왔다. ‘충의장학금’을 비롯한 다양한 나눔 활동을 개인 사비로 이어온 그는, 유공자들이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이번 수당 인상 역시 그의 꾸준한 건의와 경주시의 협력이 만나 성사된 결실이다.

유공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한 유공자는 “국가를 위해 일한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이번 인상은 생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마음의 위로도 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상우 지회장은 “국가가 다 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지자체와 보훈단체가 함께 채워가야 한다”며 “회원 한 분 한 분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호 씨가 처음 충의장학금을 기탁한 것은 2010년으로, 포스코에 입사한 후 받은 첫 월급을 아버지 이상우 지회장에게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아버지는 그에게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삶의 가치를 권했고, 이후 이 씨는 매년 아버지의 권유로 충의장학금 기금 조성에 참여해왔다. 여기에 더해, 회사 동료들과 함께 봉사단체 ‘나눔의 파도’를 꾸려 기부와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현재 포스코 STS 제강부에서 근무하며 스테인리스 철을 생산하는 이 씨는 여름철 높은 온도와 강도 높은 작업 환경에도 15년째 건강하게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속한 부서에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직원들이 많아, 어린이재단 지원부터 무료급식소 봉사, 자매마을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충의장학금은 이 씨의 월급 일부를 적립해 마련된다. 대기업에 근무하며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큰 금액을 한꺼번에 내기 어려운 현실을 그는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나 1년 단위 적금을 통해 기부를 이어가며, 대상자 선정 기준에 대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를 먼저 생각한다. 기부의 본래 취지와 방향 역시 이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에게 아버지의 말을 전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마음에 새기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존재로서 역할을 다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단순한 충고를 넘어, 앞으로 학생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침이 되길 바라는 그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 씨는 현재도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묵묵히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장학금 기부를 계속하며 아버지의 뜻과 나눔의 가치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그는 “봉사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으며,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하며,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경북남부보훈청은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모범 국가보훈대상자와 대외유공인사에게 표창과 감사패를 수여하고, 학생들에게 충의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상우 지회장과 이성호 씨의 꾸준한 나눔은 이 자리에서 지역사회 귀감으로 소개됐다.

이들의 실천은 국가유공자와 지역 청소년에게 존중과 격려를 전하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아버지 이상우 지회장과 아들 이성호 씨 부자의 선한 영향력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진 부자의 선한 영향력은 오늘도 지역 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성호 씨는 “제가 걸어다닐 수 있는 동안 충의장학금 기부를 이어가겠다”며 “앞으로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뜻을 모아 보다 의미 있는 나눔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아이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에 맞춰 보육원과 소외 아동시설에 후원과 선물 나눔을 실천하며, 자신이 받은 은혜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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