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원자력·인프라·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를 담은 ‘대한민국과 튀르키예 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한국전 참전 75주년이자 제 임기 첫해인 올해,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를 방문해 뜻깊다”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방산 분야에서 공동생산, 기술협력, 훈련교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알타이 전차 사업 같은 성공적 사례를 더 만들어 방산 역량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보 증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알타이 전차는 한국의 K2 전차 기술을 바탕으로 튀르키예가 개발한 주력 전차다.

원자력 협력도 강화된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원전 협력 MOU’를 체결하고, 시놉 제2원전 사업에 한국이 초기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원자로 기술, 부지평가, 인허가, 금융모델 등 전 과정을 함께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SK플라즈마가 튀르키예의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혈맹 관계인 양국이 함께하는 만큼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인프라 분야에선 도로사업 협력 MOU가 체결됐다. 양국은 튀르키예와 제3국에서 PPP(민관합작투자) 방식 도로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추진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디지털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풍력기업 간 MOU 체결 등 민간 차원의 협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화와 보훈 분야도 논의됐다.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문화원과 유학생 교류 확대 등 인적 교류도 넓히기로 했다.

양국은 분야별 협력의 이행 상황을 점검할 ‘경제공동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국제 정세 관련 논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대한 튀르키예의 일관된 지지에 감사하며, 중동 평화 증진을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노력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은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 MOU 서명식, 공동언론발표 순으로 1시간 43분간 진행됐으며, 이후 두 정상은 만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튀르키예의 형제국으로서, 오늘 논의된 사항들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