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대 도착부터 설치까지 순조… 기상 변수에도 일정 차질 없어
차세대 중형위성 3호 탑재… 정밀 임무 위해 새벽 발사 택해
민간 기업 첫 조립 참여… 반복 발사 통해 기술 신뢰성 확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4차 발사를 위한 기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4차 발사를 위한 기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를 이틀 앞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세워졌다. 오전 비 예보로 일정이 지연됐지만 예정대로 조립동을 출발해 발사대 고정까지 마무리됐다. 누리호의 첫 심야 발사가 임박했다.

이날 오전 9시, 누리호는 무인 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조립동을 출발해 시속 1.5㎞로 약 1.8㎞를 이동, 오전 10시 42분 발사대에 도착했다. 당초 오전 7시 20분 이송이 예정됐지만 비 예보로 1시간 40분가량 늦춰졌다.

누리호는 기립장치(이렉터)를 통해 발사패드 위에 수직으로 세워졌고, 지상고정장치(VHD)로 하부가 고정됐다. VHD는 발사 직전 엔진 추력이 최대에 이르면 자동 해제된다.

오후에는 전원 공급, 연료·산화제 공급을 위한 엄빌리칼 연결, 기밀 점검, 전자장비 점검 등 발사 준비 작업이 이어졌다. 기상이 허락하면 오늘 밤늦게 발사대 설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내일(26일) 오전까지 추가 작업을 마친 뒤, 오후 늦게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추진제 충전 여부와 최종 발사 시각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밤 고흥의 강수 확률은 0~20%, 풍속도 작업을 저해할 수준은 아니다.

현재까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누리호는 27일 0시 55분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가능성이 크다. 누리호로선 첫 심야 발사다. 항우연은 이에 대비해 야간 점검과 운용 훈련을 완료했다.

심야 발사가 결정된 이유는 주탑재체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임무 때문이다. 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SSO)에 진입해 지구 자기권과 오로라, 대기광을 관측해야 하며, 이는 새벽의 어두운 환경에서만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

이번 발사에는 차중 3호 외에도 국내 대학과 기업이 제작한 큐브위성 12기가 함께 실린다. 무중력 단백질 결정 실험, 초소형 이온추력기, 위성 자율 폐기 등 다양한 실증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다중 위성 어댑터(MPA)를 새로 도입했고, 총 탑재 중량도 1톤에 육박해 3차 발사보다 2배 늘었다.

또 다른 변화는 발사체 조립을 민간기업이 처음으로 주도했다는 점이다. 그간 항우연이 맡아온 조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괄했으며, 올해 7월 기술 이전을 받은 뒤 2027년까지 총 6회 반복 발사를 통해 발사체 기술 신뢰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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