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사과 의지 담겨 있다"
친한계 "정치적 개입 여지없어"

총선을 앞두고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휩싸였던 김건희 여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문자로 전했지만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읽씹'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혼탁 양상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보낸 5건의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7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명품백 사과와 관련된 문자를 보낸 건 지난 1월 15일이 처음이다.
 

이후 1월 25일까지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 5건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여사는 첫 메시지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제가 자격이 없어서 너무나 부족해서 송구하다",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 "대통령과 전화해 보면 어떨지, 내심 전화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같은 달 19일에 한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다만 친한계는 문자 서두에 "“진정성 논란이나 책임론 때문에 결정을 못하는 것이다. 사과하면 책임론에 불붙을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들어 사과 의지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같은 달 23일에는 "김경율 비대위원의 극단적 워딩('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가슴이 아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가 필요하다 하면 단호히 결심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

이에 대해 한 친윤계는 "김 여사가 최소한 사과할 뜻이 있었음은 입증됐다"고 해석하는 반면 친한계는 '사과가 필요하다 하면'이라는 문장 앞에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달렸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의'사과 의중'을 두고 대한 양측이 해석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김 여사는 25일 마지막 메시지에서 "큰마음 먹고 비대위를 맡아줬는데 충분히 공감된다"며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5건 메시지 모두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후보 측은 이날 문자가 공개되자 "당시 공적 채널을 통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고, 이를 이유로 사퇴 요구를 받은 바 있다"며 "다른 정치적 해석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