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참패 총괄 후 퇴진 조율…아소·스가·기시다와 연쇄 회동
소수 여당 상황 속 후임 총리 불투명…야당과 협의 여지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를 총괄한 뒤, 8월 중 퇴진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
미일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외교 성과를 일단락 지은 만큼, 당내 퇴진 압박과 책임론에 응답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3일 자민당의 아소 다로 최고고문, 스가 요시히데 부총재,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등 총리 경험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에서 이들은 이시바 총리의 퇴진 여부와 시기를 포함한 진퇴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총리가 세 명의 전직 총리와 일괄적으로 회동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정부 관계자는 "이시바 총리가 세 사람에게 머리를 숙이는 자세"라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당초 참의원 선거 직후엔 계속 집권 의사를 밝혔지만, 선거 참패 이후 당내 중진과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퇴진 요구가 거세졌다.
일부 의원들은 당 체제 개편과 총재 선거 앞당김을 요구하며, 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양원 의원 총회 개최까지 주장하고 있다.
자민당은 당초 31일로 예정됐던 의원 간담회를 29일로 앞당겨 선거 결과에 대한 총괄 작업에 들어간다.
총괄 보고서는 8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며, 이후 집행부 책임론과 함께 이시바 총리의 퇴진도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기하라 세이지 선대위원장은 검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임할 뜻을 밝혀, 자민당 총재이자 총리인 이시바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계속 집권하는 명분으로 내세웠던 미일 간 관세 협상 타결이 진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합의 내용을 잘 살펴보지 않으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만일 총리가 이달 중 퇴진을 공식화할 경우, 내달 열릴 임시국회에서 후임 총리 지명 선거가 실시된다.
그러나 자민당이 현재 참의원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소수 여당인 만큼, 총재가 곧바로 총리로 선출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에 따라 야당과의 협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퇴진 시점을 8월 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