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자 회담 거부… ‘영토 교환’ 합의 가능성에 우크라이나·EU 긴장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 13개국 정상과 연쇄 통화
푸틴, 점령지 확정·NATO 가입 차단 방침 고수… 서방군 주둔도 불허

왼쪽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 연합뉴스 
왼쪽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 연합뉴스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둘러싼 막판 외교전이 치열하다.

개전 4년째를 맞은 전쟁의 분수령이 될 이번 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미·러 양자 회담을 준비하고 있지만, 젤렌스키 참석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매슈 휘태커 NATO 주재 미국 대사는 “젤렌스키 참석은 가능하다”며 “모든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 역시 트럼프-푸틴 회담 이후 젤렌스키가 일부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당초 3자 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거부했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가 빠진 채 ‘영토 교환’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방안으로 영토 일부 교환을 언급한 이후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이라며 영토 양보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는 최근 독일·영국·프랑스 등 13개국 정상과 연쇄 통화를 통해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했다. 

EU와 NATO 지도자들은 “평화 합의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며 협상 테이블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우크라이나 없이 영토 문제를 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유럽·발트 8개국 역시 “국제 경계는 무력으로 변경될 수 없다”며 러시아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타협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P통신은 그가 이번 회담을 우크라이나를 다시 러시아 영향권에 두는 포괄적 합의를 이끌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점령지 확보를 기정사실화하고,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과 서방군 주둔을 막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러시아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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