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서 시작된 전국 장외행보… “총공세 나설 시간”
“사법부 장악, 정권 타락”… 지도부·의원들 대여 공세
윤 전 대통령 복귀 외친 깃발 등장에 지도부 당혹
민주당 “내란세력의 장외 투정… 대선불복 정치” 반발

   
▲ 이날 경찰에 집회신고를 한 인원보다 많은 2만여명이 넘는 인원들이 동대구역광장을 가득 메우고 여당 탄압 중지를 주장했다.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이 5년 8개월 만에 장외로 나섰다. 21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의 사법개혁과 특검 수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여 총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 것은 2020년 1월, 공직선거법 개정안 강행을 규탄하며 황교안 당시 대표 체제에서 광화문에서 집회를 연 이후 처음이다. 당 지도부는 이번 대구 집회를 시작으로 TK(대구·경북) 기반 보수층 결집과 함께 전국 순회 장외투쟁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날 동대구역 광장에는 주최 측 추산 7만여 명이 모였고, 집회는 김결이 대구 중구의회 의원 사회로 진행됐다. 사전 공연과 자유발언, 정치 탄압 피해자 증언이 이어졌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당원과 지지자들은 ‘야당 말살, 민생 외면 규탄한다’, ‘헌법파괴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당협 깃발과 태극기, ‘헌법파괴 일당독재 중단’ 현수막을 단 애드벌룬도 띄워졌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이 국민 위에,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며 "이제 총공세에 나설 시간"이라고 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막가는 정부에 확실히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의원은 “민주주의는 법원과 언론이 살아 있어야 한다”며 "특검도 판사도 모두 민주당 입맛대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타락의 원산지”라고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사법개혁은 공작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 김결이 대구 중구의회 의원이 이날 사회를 맡아 집회 물꼬를 텃다. 김민규 기자

규탄대회 현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거나 부정선거 의혹을 내세우는 깃발도 등장했다. ‘윤어게인’, ‘프리 윤’, ‘STOP THE STEAL’ 등이 적힌 깃발과 현수막이 중심부를 차지했고, 윤 전 대통령의 사진과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사전에 "행사 취지에 어긋나는 깃발이나 피켓은 불허한다"고 공지했지만, 현장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행사가 시작되면 뒤로 물러나달라고 요청하겠지만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움을 내비쳤다. 당 안팎에서는 “정당한 투쟁이 극우 이미지로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무대 앞에서는 민주당의 사법부 비판 발언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고, 당원들이 고성과 욕설을 퍼붓는 장면도 연출됐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민주당 놈들이 여러분을 한날한시에 묻어버린다고 했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고, 장동혁 대표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반헌법적 정치테러 집단의 수괴”라며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대구 집회에 이어 22일 대구, 25일 대전, 27일 서울에서 장외 일정을 이어가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회 안에서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전략도 병행해 민주당의 입법 속도를 늦추겠다는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이번 장외투쟁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중장기 여론전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장외투쟁을 “대선 불복”이자 “내란 세력의 투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대표는 SNS에서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고 밝혔고,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느냐”고도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장외투쟁과 대통령 탄핵 운운은 명백한 대선 불복”이라고 지적했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 티끌만 보는 격”이라며, 통일교-당원 명단 교집합 논란에 대해 “정상이라 말하는 국민의힘이 오히려 비정상”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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