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일 더불어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중지하는 이른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보류한 데 대해 "믿을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이나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직접 나서 ‘재임 중 재판중지법 추진 불가’를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경북도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지역 민생 예산정책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재판중지법을 추진할 듯 말하더니 입장을 뒤집었다”며 “그들의 말을 ‘오늘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수준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아침에 합의한 것도 점심 지나면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게 민주당인데, 그런 발표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이달 중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이날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 간담회를 통해 추진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의 브리핑을 봤는데,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환생한 줄 알았다”며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원내대표도, 비명계 의원들도 몰랐다고 하는데, 개딸(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들과는 소통했느냐, 김어준 씨와는 협의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든 정청래 대표든 누구든 책임 있는 사람이 나서서 재임 중 재판중지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 재판 재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 특성상 ‘지금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일 뿐, 완전한 철회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PEC 성과 홍보 시기에 방탄 입법 논란이 부담돼 대통령실에서 쓴소리를 들은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의 죄가 살아 있는 한 방탄의 본능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재판중지법을 일시 보류할 게 아니라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방탄법을 추진하는 것은 사법권을 흔드는 법치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장 대표는 민주당 소속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이 자신의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7~8년간 상대방 귀책사유로 이전을 받지 못했고, 지난 주말 매도인과 협의해 계약을 해제했다”며 “이제 이 부동산은 저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