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한덕수 권한 대행 차출론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선 ‘용병 실패’ 교훈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용병이 설사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결국 당내 기반이 없으면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국정운영은 물론 지방선거과 국회의원 선거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선례로 드러나고 있다.

총선 때만 되면 이른바 전략 공천 외부 영입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 일부가 이번에는 이번 대선 한 대행 외부 영입에 찬성하는 것도 당의 장기적인 영속성을 가로막는 기회주의적인 반당적 행위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박근혜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잇따라 탄핵까지 당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치적 실패이다. 국회의원 3분2가 찬성해야 하는 탄핵소추 가결이다. 두 번의 박과 윤 두 대통령 탄핵은 당내 반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치는 대통령이라고 해서 제왕처럼 모든 것을 맘대로 할 수는 없다. 자유우파 진영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는 두 전직 대통령이 오랜 당 생활을 통해 정치적 기반이 결론적으로 탄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국민의힘이 계엄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것은 정치적으로 당이 궤멸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정가의 보편적 시각이다. 윤 전 대통령을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용병의 실패는 대선뿐만 아니다. 용병 윤 대통령이 데려온 한동훈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과 대표가 됐지만 아직까지 그의 정치력은 물음표이며 당내에서 ‘배신자’ 공격을 받고 있는 처지다.

황교안 전 총리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총리 권한 대행을 하고 대선 이후 지난 2019년 당시 자유한국당에 입당, 43일 만에 당대표에 당선됐다.

당대표로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지휘했으나 선거 후 대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했고 지난 2021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10월 8일 2차 컷오프에서 4위 안에 들지 못해 탈락했다.

지난 9일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10명 넘는 분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고, 또 대통령 권한대행 영입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국민이 곱게 볼 것인지 우려하는 심정”이라고 했다.

보수텃밭 대구경북에서 이번 대선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대행의 용병론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은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들도 과거 발언들에 비춰볼 때 기본적으론 외부 영입에 반대이다.

이번 대선에 처음으로 출마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2023년 12월에 “비대위 관련 당 핵심 인물이 현 상황에 대해 물어 온 적도 있다. 대한민국 정치는 묵은 정치인, 오래된 정치인, 노하우 있는 정치인들이 존경 받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지난해 국민의힘 총선 참패 이후에는 “당내 인물을 많이 키우는 한편 당내에서 당 대표, 비서실장 등 지도부를 구성 해야 한다. 외부 수혈 하다 보면 도매금으로 당의 가치만 하락한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해 5월 한동훈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제기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하나 맡겠다는 중진 없이 또다시 총선 말아 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의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밑에서 배알도 없이 또 정치하겠다는 것이냐"며 한 전 비대위원장과 당시 여당 일부 인사를 일침했다.

대구경북 정치권 관계자는 “감짝 여론만 타면 꽃다마 태워주는 정당에서 제대로 된 인재가 모이지도 않고 성장할 수도 없다. 당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정치적 자산을 차근차근 쌓아 검증된 지도자로 역사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이철우 홍준표 같은 당내에서 검증되고 경륜을 다진 지도자가 대표적이다”고 했다.